"맵다."
"맵네."
"매어"
딘은 잠시 숟가락을 놓고 고개를 들었다. 건너편에서 레이스가 얼마나 울어댔는지 퉁퉁 부은 눈에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끅끅거리고 있었다. 딘이 얼마나 불쌍한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처량한 꼴을 하고 있는지 레이스는 알지 못한다.
"그러게 내가 그 손으로 눈 비비지 말랬지."
"그래도 눈이 아픈데 어쨰."
"참아야지 자식아."
"록코짱이 양파 두 개만 덜어갔어도 좋았잖아."
"그건 양파한테 몹쓸 짓이니까 안된다구."
"내가 뭐?"
"어떻게 나한테 양파 네개에 파 다섯에 고추까지 썰고 마늘까지 다 다지라고 하니? 그건 나한테 몹쓸짓이다."
"뭐야, 애초에 썰기 싫은 건 한사람이 몰아서 하자고 한 건 이자식이잖아!"
"아무리 그래도 사람으로서 도리가 있지..."
딘은 대화를 무시하고 숟가락을 들었다. 조심해야 한다. 숟가락이 되도록 혀나 입술에 닿아서는 안된다. 뜨거운 국물이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려 뱃속에서 화끈거렸다. 얼음조각같은 안개가 뿌옇게 깔린 동굴에서 돌아와 산장지기 아저씨 특제 레시피를 펼친 것까지는 좋았으나 세상은 도무지 평안해질 줄을 모른다. 몸은 따끈하게 새 힘을 얻으나 입 속에선 불이 나고 눈 앞은 번쩍거리고 귀는 혼란스러울지니, 지옥극락전골은 애초에 그런 요리인 것이다.